Educational Programs

YÉOL’s educational programs on traditional Korean culture include the YÉOL Lecture for non-Koreans that is conducted in English, domestic and overseas field trips to historical sites, museum tours, and the historical walking tour of Seoul. Our educational programs are updated every year. To encourage young people’s involvement in traditional Korean culture, YÉOL provides the “Young YÉOL Program” that includes cultural heritage trips and lectures.

This program is about learning and experiencing Korea’s environment, history, and culture by traveling through beautiful nature to the historical sites.

2013 봄 답사 (2013 Spring Cultural Excursion - Asan)작성일   2013-04-25

 

 

 

 

April 25, 2013

온양민속박물관 - 천리포 수목원(Onyang Folk Museum - Cheollipo Arboretum) 

 

4월 중순의 어느 날 부슬부슬 내리는 봄비가 대지를 두드리던 아침, 예올 회원 분들과 함께 아산으로 출발했습니다. 아산에는 국내 최대의 민속박물관인 온양민속박물관이 있습니다. 구정 김원대 선생은 1978년에 사비를 털어 대지 25,000평에 건평 3,300평 규모의 박물관을 세웠습니다. 그는 광복 직후인 1946년, 국민이 깨우쳐야 한다(국민계몽)는 소신에 따라 25세의 나이로 출판업을 시작하여 아동서적 전문 출판사인 계몽사를 설립한 분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많은 과거를 잃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김원대 선생은 우리의 민속자료들이 그 의미와 고유의 가치가 채 밝혀지기도 전에 빠르게 사라져가는 현대사회를 안타까워하면서, 시대의 흐름을 수용하면서도 삶의 뿌리를 전승하기 위해서는 우리 민속을 과학적, 객관적으로 온전하게 이해하고 교육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사재를 내놓아 온양민속박물관을 세웠습니다.

박물관에는 1만 4천여 점의 유물이 한국인의 삶(일생, 의식주)/ 한국인의 삶터(농업, 사냥, 채집, 어업)/ 한국인의 아름다움(민속 공예, 민간신앙과 오락, 학술제도) 등 크게 세 개의 주제로 나뉘어 상설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여름날 저고리가 들러붙지 않게 나무로 짠 팔 토시와 조끼, 앞쪽은 밥을 푸고 뒤쪽은 반찬을 찍어먹을 수 있도록 만든 청동 숟가락, 아이들이 가지고 놀았던 동차(童車) 등 인상적인 전시품이 많았습니다. 프랑스 중세사학자 마르크 블로크[Marc Bloch, 1886~ 1944]는 훌륭한 역사가는 사람의 살 냄새를 찾아 다닌다고 말했습니다. 온양민속박물관이야말로 가까이서 옛 사람의 살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두 번째 행선지는 태안의 천리포 수목원이었습니다. 천리포 수목원은 1921년 미국에서 태어나 1979년 한국인으로 귀화한 민병갈 박사에 의해 설립된 국내최초 민간 수목원입니다. 그는 1945년 세계2차 대전 당시 미군 장교로 이 땅을 밟은 이후, 한국의 산하와 풍속에 매료되어 한국인 보다 더 한국적으로 살았습니다. 수목원은 그가 1962년 농원부지로 구입한 5천 평의 땅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꽃잎의 앞뒤가 똑같이 짙은 적색인 목련 ‘벌컨’이 화사하게 피어 있는 연못을 지나(400품종 이상의 목련을 갖춘 세계 유일의 수목원입니다) 호랑가시나무길을 따라가다 보면 해안 전망대에 다다릅니다. 등 뒤에는 붉은 목련이 피어있고 눈 앞에는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는 풍경에 모든 관람객이 감탄하는 곳입니다. 지금의 수목원은 이토록 아름답지만, 처음에 이 땅을 봤을 때만 해도 그저 바다를 끼고 있는 황량한 모래밭이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설립자의 혜안과 사랑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민병갈 박사는 최종적으로 18만평에 이르는 수목원 부지를 확보하고, 오로지 개인의 사재를 털어 40년 동안 민둥산과 황폐한 들에 나무를 심었습니다. 자생식물은 물론 국내외 석학, 세계의 유명 수목원과 교류하여 60여 개국에서 해외수종을 도입, 14,000여종(국내 최다)의 식물을 보유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00년에 아시아에서는 처음이자 세계 12번째로 국제수목학협회에서 부여하는 “Arboretum distinguished for merit”-“매우 특징적인(장점이 두드러진) 수목원”이라는 호칭을 받았습니다. 박사는 영면하면서 수목원을 공익법인으로 등록하여 대한민국 국민에게 기증하였습니다.

 

여느 때보다 더 바쁘게 지냅니다. 천리포 수목원은 일도 많은데다가 서울에선 답장을 보내야 할 편지가 너무 많아요.

한국 식물에 대한 문의가 세계적으로 쇄도하여 정신이 없군요.

오늘 밤에 활동을 막 시작한 한국호랑가시학회 관계자 일곱 사람과 식사 약속이 돼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우리 집에서 한국 두루미보존회 회원 26명이 모였지요.

어제는 한국식물분류학회 회장으로 있는 이영로 박사를 만나 점심을 먹으며 학술서적 간행문제를 협의했고요.

분류학회와 우리 수목원이 공동 참여하는 출판위원회에서 나는 기획책임자로 일해야 할 입장이지요.

이렇게 할 일이 많으니 낮이나 밤이나 눈코 뜰새 없이 바쁘군요.

그렇지만 어머니! 저는 이 일들이 너무 좋아요.

-1978년 1월 18일 어머니께 보낸 편지 중에서-


2013 봄 답사는 “한 사람”의 의미를 깨닫고 온 시간이었습니다. 깨어있는 각각의 한 사람이 자신의 전부를 바쳐서 미래를 내다보며 모으고 지켜낸 문화유산과 사랑하는 마음으로 심고 키워낸 자연유산이 그 다음세대에게 보여지며, 가르침을 주며, 감동을 주는 현장이었습니다.